알라딘286 AT를 들였다

 

새로 구입한 알라딘 286

알라딘286 AT를 구입하다
필자는 1991년 8살때 컴퓨터가 있었다. 집에서 나를 위해서 사준것은 아니고 넷째누나가 컴퓨터공학과로 진학하면서 집에서 사준것이다. 한 150만원인가 200만원 줬다. 사양은 아래와 같다.

CPU : 12MHz
RAM : 1MB
HDD : 40MB
FDD : 3.5", 5.25"
VIDEO : VGA
MONITOR : 14" 컬러모니터
입력장치 : 키보드(마우스는 따로 안줬다)
부가 : 삼성 컴퓨터책상

1991년에 이정도 사양이라면 아마 최고사양이였을거다. 내가 엄청 관심을 보이니 dir, cd 같은 프로그램 실행에 필요한 명령어를 몇개 알려주었다. 그때 당시에는 영어는 물론 한글도 몰랐던 때라 자판을 그림을 맞추면서 쳤다. 지금 생각해보면 게임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던것 같다. 근데 누나는 대학생활을 즐겼는지 몰라도 컴퓨터를 별로 하지 않았다. 어쩔수 없이 나의 차지가 된것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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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터지게 하다

컴퓨터가 110V로 연결되는놈이라 도란스를 꼭 썼었어야 했다. 초등학생 1학년이였던 나는 전압이라는 개념이 없던터라...산지 몇 달도 안되어 그만...도란스 없이 220V 콘센트에 본체를 직접 연결하는 불상사를 겪게 된다. 처음에 작동하는것처럼 POST화면이 보였는데 이내...펑~~ㅠㅠ

내가 무슨짓을 한거지...하는 자책감이 먼저 들었고...이 일을 어떻게 해결해야되나...참 어린마음에 맘고생이 심했다.ㅠ 결국 걸려서...혼나고...컴퓨터 가게에 맡겼는데...수리비 30만원 청구..ㅎㄷㄷ
이때 전압을 아주 값비싸게 익히게 되었다.

2023.2.6 추가
최근에 알라딘 286을 다시 구매했는데 파워쪽 보니까 110V <> 220V 전환 딥 스위치가 있네!? 30년전 컴퓨터 기사는 왜 도란스를 쓴거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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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정품구입한 게임!! 인조인간 스트릭스!!

근데 눈치 없게 컴퓨터 가게에서 딱 보인 게임이 있었다. 그건 바로 '인조인간 스트릭스'!!! 286 컴퓨터에서 게임이라곤 범피밖에 없었던터라(이때 범피 다 깸ㅡ.ㅡ) 이 게임이 정말 갖고 싶었다. 졸라 졸라 졸라서 결국 샀다. 가격은 7천원 정도 했던거 같다.

수리를 마친 컴퓨터에 인조인간 스트릭스를 실행시켰을때의 감동은 정말...ㅎㅎㅎ
근데 안타깝게도 이 게임의 난이도는 극상이였습니다. 어떻게 해야되는지 어떤 미션을 수행해서 다음 스테이지로 가는지 정말 알길이 없었다. 형이랑 그냥 누가 점수 높게 죽느냐로 승부를 내던 게임이였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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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학원에 가다

학교 다니기 전부터 오락실을 자주 갔다. 돈은 없지만 오락실에서 구경을 많이했다. 구경하면서 플레이어의 실수를 잘 기억해서 내가 할때는 어려움 없이 해쳐나갔다. 이런 머리로 공부를 했었어야 했는데...이짓을 고등학교때까지 하게 된다 ㅡ.ㅡ

아무튼 필자는 오락을 매우 좋아했다. 오락실 이외에도 오락할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그건 매주 토요일 컴퓨터학원에서 게임의날이라고 해서 하루종일 게임만 할 수 있는 이벤트데이가 있었다. 특이한건 학원을 다니는 원생이 아니더라도 출입할 수 있었다는거다. 홍보하는 수단으로 사용됐을줄 몰라도 나는 토요일이 엄청 기다려졌다.

컴퓨터학원의 컴퓨터 사양은 486이였다. 컴퓨터마다 동축 랜카드가 있어서 도스에서 파일공유가 가능했다. 사실 필자는 이때 네트워크 드라이브라고 전혀 인지 하지 못했다 ㅠㅠ tcp/ip였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1994년에 네트워킹 개념이 있었던거 보면 학원장님이 실력은 있었던것 같다. 머리를 잘 쓴게 한대한대 마다 게임을 하드디스크에 설치하면 관리하기도 힘들어 공수를 많이 잡아먹었을텐데 네트워크 드라이브로 관리하니 일관되고 너무 좋았다.

집에서도 게임을 하고 싶어서 복사하는 방법에 대해 공부를 하게된다. 삼성 컴퓨터를 샀을때 MSDOS 4.0이라는 두꺼운 매뉴얼이 있었는데 이때 왠만한 도스명령어를 다 익히게 된다.

copy . a:

이렇게 하면 옛날에 나온 게임들( 고인돌, 범피 등등) 다 복사할 수 있었다. 하나씩 복사하면서 복사한 게임을 보고 있자니 흐믓했다. 마치 토요일 학원에서 게임하듯이 내 집에서도 똑같이 게임을 할 수 있으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그런데 디스켓크기(1.44MB)를 넘어가는 게임은 복사를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누나한테 물어보았다. 디스켓 크기을 넘어가는것은 arj같은 압축 프로그램을 써야된다고 하면서 아래 명령어를 알려주었다.

arj a -va -r a:kk

-va는 해당 디스크 남은 용량에 맞게 나눠주주고 -r은 디렉토리도 포함해서 압축해서 a드라이브의 kk이란 파일을 만들어라란 뜻이다. 즉, 디스켓 남은 용량에 맞추어 분할압축하라는 말씀. 30년이 지나도 이 명령어는 머리보다 손에서 기억한다. 그만큼 엄청 잘 쓴 명령어이다. 나의 최애 명령어이다.

이 명령어로 학원에서 복사한 게임 > 나의컴퓨터에 저장 > 친구들집 컴퓨터에 게임 복사 로 이루어졌다. 이 시절 나는 많은 친구들의 집을 방문하였다.

컴퓨터학원은 토요일에만 가는 공짜 원생은 아니였다. 초등학교 4학년 나는 이 컴퓨터 학원에 다니게 되었다. 그림판으로 그림도 그리고, 타자연습도 하고(이때 알파벳을 배웠다), 베이직도 배우고 ms-dos명령어도 배우고 재미있었던거 같다. 학원비는 한달에 7만원 정도 였던거 같다. 1년정도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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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디스크가 맛이 가다

알라딘286 AT에는 40MB의 HDD가 장착되어 있었다. 컴퓨터 학원 다니면서 엄청나게 많은 게임을 복사한터라 금새 용량이 채워졌다. 뭐 하드디스크 업그레이드는 꿈도 못꿨고 차선책으로 디스켓에 복사하려 나눠서 보관했다.

그런던 어느날....
영원할 줄 알았던 하드디스크에 문제가 생겼다. 처음에는 작게 갈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날이 갈수록 그 소리는 더욱 크게 들렸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정말 컴퓨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쇠갈리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결국 하드디스크 인식이 안되는 상태까지 되어버렸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필자가 컴퓨터를 끌때 parking을 하지 않아서 액세스암에 플렉터라 갈리는 소리였던거 같다. 지금이야 하드디스크에 auto parking 기술이 들어가있어서 상관없겠지만 옛날 하드는 그런 기술이 없이 컴퓨터 종료전 항상 parking을 해주었어야했다. 집에서는 더이상의 컴퓨터 지원은 없었다. 소음을 견디며(?) 게임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1.44메가가 넘는 게임은 이제 이상 할 수 없게되었다 ㅠㅠ 본체를 뜯어서 하드를 제거하면 되는데 그때 당시엔 어린나이이고 한번 컴퓨터를 해먹은 트라우마가 있기때문에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나의 컴퓨터 사용방법은 이때부터 조금 달라졌다.

이전 : 하드디스크로 부팅 > 게임 실시 or 게임 디스켓으로 교체후 게임 실시

이후 : 디스켓으로 부팅 > 게임디스켓으로 교체하 게임 실시

더 느리고 가끔 디스켓이 뻑날때 화가 치솟았지만 그래도 나름 견딜만 했다.
이렇게 초등학교 6학년까지 286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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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서의 컴퓨터 교육

필자가 84년생이니까 초등학교 6학년이면 1996년도이다. 96년도엔 이미 윈도우95가 널리 보급되면서 혁신적인 멀티미디어&인터넷 시대에 도래했지만 필자의 집은 여전히 286컴퓨터였다. 더욱 충격적인것은 학교 컴퓨터실에서 컴퓨터 수업을 진행하였는데 사양이 대우XT컴퓨터에 흑백모니터였다. 하드디스크 조차 없는 그야말로 완전 뒤쳐진 교육이였다. K-DOS5.0으로 부팅해서 교육용 디스켓을 넣어 수업을 했었다. 기본적인 프로그램 실행방법, 교육용 디스켓을 실행하면 대우 로고가 나왔었는데...무엇을 했는지는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는다. 선생님이 뭘 알려주면 어떻게 해야되는거냐고 안된다고 하는 아이들의 문의가 많아 수업 진행은 잘 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전혀 흥미를 일으킬수 없는 환경이였던 것이다 ㅠㅠ 하지만 필자는 다년간의 도스경험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학교수업이 너무나도 쉬웠다. 사실 아이들은 왜 못하는건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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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씨통신을 접하다

1995년 오늘도 어김없이 친구네집에서 컴퓨터를 손봐주고 있었다. 보통 게임설치나 게임을 실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메모리 확보(기본메모리 600KB 확보는 필수)를 위해서이다. 부팅시 ems로 부팅할껀지 xms으로 부팅할껀지 선택할 수 있는 메뉴 제공해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PC통신을 하는 친구네 집에 방문하게 된다. 모뎀으로 전화선을 연결하고 PC에서 이야기 5.3 이라는 프로그램을 구동시켜서 하이텔이라는 서버에 접속하는 방식이였다. 하이텔 연결음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띠~~~띵띵띠 취이이이...취취취취이이이..."

여기서 충격을 받게 된다. 이때까지 필자는...'오프라인'
으로만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였다. SW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곳이 컴퓨터 학원에서 PC통신
으로 확장되는 순간이였다!

이후 방과후, 주말마다 시도때도 없이 그 친구집에 자주가서 PC통신을 만끽하게 된다. 채팅방에 들어가서 처음보는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필요한 게임 및 유틸이 있으면 다운받고 완전 신세계였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왜 우리집도 컴퓨터가 있는데 PC통신을 못하는거지?'

그것은 모뎀이라는 장비가 없어서이다. 모뎀은 전화선을 연결하여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디지털신호를 아날로그로 바꿔주는 장비이다. PC통신을 하기위해서는 이 장비가 필수이다. 그리고 하이텔 계정이 없다. 초등학생인 나는 한달에 2만원씩 낼 돈이 없었다.

그렇게 포기한채 시간이 흐르고 중학생이 된 나는 명절때 받은 돈으로 자네트 56kbps 라는 모뎀을 구입했다. PC에 모뎀을 장착하고 전화선을 긴걸 사서 연결했다.
물론 밤에만 연결했다. 낮에 연결하면 전화가 오지 않는다면서 엄청 욕을 먹었기 때문에 가족들이 다 잘때쯤 몰래 연결하곤 했다.

중학생이 되서도 돈이 없어서 하이텔 계정비를 낼 순 없었다. 그대신 무료로 접속할 수 있는곳을 발견했으니 그것은 '에듀넷'이였다. 교육부에서 운영하는 BBS! 비록 자료들이 하이텔만큼은 아니지만 무료로 즐길수 있기에 매일 접속했다.

그러다가 채팅방에서 나보다 2~3살 많은 누나를 만나 매일같이 이야기를 했다. 누나가 접속하지 않았을 때는 쪽지 기능을 이용하여 하고 싶은 말을 전달했다. 그러다가 나중엔 펜팔까지 했었는데...지금은 연락이 끊겨 있는 상태이다. (당연한 건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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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3.1를 접하다

친척누나의 남자 친구가 영어/산수를 가르치는 학원을 운영했었는데 남자친구 프리미엄으로 필자는 무료로 학원을 다니게 된다. 학원에는 아이들 놀라고
쉬는 공간에 386 컴퓨터가 있었는데 필자는 방화후 이 컴퓨터를 차지하기 위해서 다른 애들보다 빠르게 행동했다.

이 컴퓨터는 흑백이였다. 기본적으로 초록색이고 나머지는 명암으로 조절한...그냥 흑백 컴퓨터였다. 우리집은 286이지만 VGA컬러였다. 그래도 386이라는 시스템이 좋아서 게임을 많이 했다. 주로 황금도끼를 했었는데 어려부터 오락실을 많이 다닌 나는 플레이에 자신이 있었다.

그러다가 원장실에 잠깐 들어가봤는데...486 컴퓨터 한대가 있었다. 그런데 이 컴퓨터에서는 이때까지 볼 수 없었던 아주아주 이쁜 화면을 표시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윈도우 3.1이였다. 이 때 본 윈도우가 나의 최초 윈도우였다. 윈도우는 키보드보다 마우스를 많이 쓰는 OS였다. 원장님은 이걸로 지뢰찾기랑, 스토쿠를 많이 하셨다. 지뢰찾기는 어느 한개를 누르면 숫자가 적혀 있는데 팔방으로 지뢰의 숫자를 의미하는거라고 이 지뢰를 찾아 깃발을 꽂는게 임무라고 하셨다. 이건 뭐 어떻게 하면 되긴 했는데 스토쿠는 전혀 모르겠다. 어른이 된 지금도 잘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1994년 컴퓨터학원 다닐때 왜 도스를 알려줬을까? 베이직이나 도스나 배우고 신문물(?)인 윈도우의 존재를 여기서 마주치다니. 컴퓨터학원이 원망스러웠다.

1996년 중반까지 학원을 다니다가 학원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학원을 그만두게 된다. 윈도우와는 잠시 이별을 하게 된다.

참고로 286에서는 윈도우3.1을 기동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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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286을 분해해보다

세월이 흘러 중학생이 된 나는 새로운 컴퓨터가 필요했다. 1997년 이때는 펜티엄이 자리 잡은 상태였고 넷스케이프로 인터넷을 즐기는 이때...나는 아직도 286을 사용하고 있었다.  집에서는 286이후 나에게 투자할 생각이 없었고 어떻게든 신문물(?)을 들여와야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돈 나올 구멍은 추석, 설날 같이 명절에 받는 돈이 다 였다. 열심히 저금 해서 AMD K5-166 프로세서가 탑재된 고물을 구하게 된다. 클럭속도는 166MHz이지만 펜티엄보다는 훨씬 느려서 그야말로 구린 녀석이다. 하지만 286에서 바로 펜티엄급으로 수직상승한 나에게는 참으로 대단한 녀석이였다. 무려 스타2도 돌아가고 디아블로1도 돌아갔다. 이녀석이랑 새로운 우정을 점점 자라날때마다 알라딘 286은 어느새 잊혀진 존재가 되었다.

어느날 알라딘286의 내부 구조가 궁금했다. 그래서 십자 드라이버로 돌리고 돌렸는데 한개가 씹혀서 돌아가지 않았다. 계속 시도 했지만 점점 나사는 나사의 모양이 아니게 되었다. 너무 화가나서 그냥 도끼로 컴퓨터를 내겨 찍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을까....그 귀한걸...다 망가져서 못쓸정도가 되었다.

너덜너덜해진 알라딘 286....더이상 이녀석에 미련은 없었다. 그렇게 많은 세월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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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딘 286을 새로 구입하다

도끼로 내려찍어서 생을 마감한 나의 알라딘286이 너무나도 그립다. 왜 나는 그런짓을 했을까? 나와 초등학생 시절을 즐겁게 해준 아이인데...어째서...잔인하게 그렇게 버렸을까? 하는 자책감이 나를 괴롭혔다. 다시 그 시절 컴퓨터를 만날 수 있다면 하는 바램으로 이곳 저곳을 수소문하여 구입하려고 했지만 너무 높은 가격과 상태 불량으로 마음을 접을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간절하면 소원을 들어준다고 했던가!
2022년 2월 내가 자주 가는 오삼동 레트로 카페에 하나의 물건이 올라온다. 그것은 바로 알라딘 286 이였다!!!

가격은 23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하게 판매를 하고 있었다. 게다가 ISA로 동작하는 컬러VGA 까지 껴줘서 판다고 하는 것이다. 사실 내가 가지고 있던 알라딘은 외장VGA가 아니라 내장VGA였는데 정확히 내가 사용했던 모델은 아니였다.

한 1시간정도 고민하다가 구입한다고 판매자에게 연락을 했다.

알라딘286...베젤은 수출형인게 아쉽다

판매자께서는 기존 알라딘 베젤도 가지고는 있는데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서 팔지 못했다고 한다. 괜찮은 베젤이 나올때까지 계속 기다렸는데 마침 베젤이 생겨서 팔 수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가격은 이것때문에 다운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원래 베젤은 처참하게 못쓸정도로 훼손되어 있었다

뒤에는 내장비디오 포트, 병렬포트, 직렬포트, PS/2 키보드 및 마우스 포트가 배치되어 있었다.

뒷면도 상태 준수하다

내부에는 80MB 코너 하드디스크, 256KB 램 두개, 컬러VGA한개가 설치 되어 있었다.

내부도 꼼꼼히 사진 찍어 주셨다.

 

알라딘 286이 도착해서 기본 정비를 하다

며칠이 지났을까.

컴퓨터가 뽁뽁이로 안전하게 포장되어 배달되었다. 먼저 물티슈로 베젤과 케이스, 앞부분을 정성껏 닦아주었다. 하지만 레트로피씨의 특유의 담배냄새가 진동한다.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다 빠져나가리...

좀 더 깨끗하게 하기위해서 매직블럭을 사서 열심히 닦았다. 스폰지가 없어질수록 내 알라딘 컴퓨터는 더 빛이 나기 시작했다. 오오! 이래서 매직블럭이구나 감탄하면서 계속 닦아주었다. 손이 아파오고 쉬었다가 다시하고 반복했더니 조금은 광이 나는듯하다.

레트로 피씨 같으면서 깔끔해졌다.

전원을 연결하고 오른쪽에 위치한 파워 스위치를 눌렀다. 그리고 [F2]키를 눌러서 BIOS에 진입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bios화면이다. 하드가 81메가로 그때 그 시절보다 2배 많은 용량이다! BIOS 메뉴중 CPU Speed를 조절할 수 있는 메뉴가 있는데 286이 빠르면 얼마나 빠르다고 Fast, Slow로 조절 할 수 있는게 웃기다.

30년만에 본 bios화면

3.5" 드라이브로는 너무 느리고 현세대 컴퓨터에서는 3.5" 드라이브가 없기 때문에 복사하기 힘들어서 기존 가지고 있던 고텍을 달아주었다. 고텍이란 DVD, CD가 ISO파일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디스켓을 ima 파일로 이미지를 떠서 USB메모리로 저장해 사용할 수 있는 장비이다. 원래 오리지날은 세븐세그먼트 + 버튼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사용하기 불편한데 OLED, 다이얼 로 개조된 고텍은 정말 레트로PC계의 혁신이랄정도로 엄청 편하다. 단지 USB에 ima파일을 복사해놓고 다이얼을 돌리기만하면 레트로 PC에서 디스크를 불러올 수 있다. 이런 기능때문에 세월이 지남에 따라 디스켓에 배드섹터가 발생해 읽기/쓰기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은데 ima파일로 만들어 놓으면 디스크가 망가져도 계속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레트로 복원 사업(?)에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는 장비이다. 

고텍은 정말 성령이 충만한 장비이다!

아무튼 DOS 6.2 한글 설치와 윈도우 설치를 위해서 USB에 ima파일을 넣고 설치하였다. USB라고 해서 속도가 오니지날 플로피보다 빠른건 아니다. 에뮬레이팅을 한거기 때문에 속도는 동일하다!
 

286에서도 사용가능 한 한글 윈도우 3.0

메인보드에 1MB가 내장되어 있고 확장으로 최대 1MB을 늘릴수 있다. 가져왔을때는 256KB × 2EA가 달려 있어서 삼섬 풀뱅 채울려고 또 램을 구입했다. 그런데 맨 뒤에 8이라고 쓰여진 것과 10이라고 쓰여진 것이 있다. 찾아보니 8은 80ns의 속도를 갖는것이고 10은 100ns의 속도를 의미하는것이다. 당연히 조금 더 빠른(?) 80ns로 풀뱅을 채워주었다.

8은 80ns를 의미한다

10은 100ns를 의미한다

메인보드에 풀뱅 채운 모습

전원을 넣어주면 1024KB 확장되었다고 표시되면 잘 동작하는 것이다!!

내친김에 mem 명령어도 쳐 보았다.
여기서도 1024K 제대로 나오고 있다!^^

부동소숫점 연산을 하기위해서 코프로세서도 달아주었다. 알리에서 아주 저렴하게 구입했다. 한달만에 왔는데 동작을 잘해줄지 실험을 해보았다.

아래 부분에 꽂아주면 된다. 생각보다 장착하는게 쉽지 않았다. 핀들이 좀 벌려져 있어서 안쪽으로 모은후 장착할라고 했는데 핀이 부러질까봐 조심조심 하다보니 쉽지 않았다. 몇번 시도 끝에 성공!

코프로세서 장착할 다리를 잘 맞춰야 한다

잘 동작하는지 확인하기위해 바이오스랑 msd명령을 쳐보았다. 바이오스에 coprocessor : installed가 떴고 msd에도 80287이라는 글자가 표시되고 있다. 잘 설치된거다! 사실 코프로세서는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사서 설치한던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