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덱(Steam Deck) 구입 및 사용기

2022. 12. 10. 07:33스팀덱

스팀덱 512GB 모델

지난 8월, 코모도에서 올해말에 스팀덱을 정식 출시 예정이라고 하면서 예약주문을 받았습니다. 64/256/512GB 이렇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64GB는 59만원 부터 시작해서 512GB는 거의 100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입니다. 애플에서 하던 용량 장난질을 여기서 보게 될 줄이야.ㅠㅠ

코모도 유통 스팀덱 가격표

보통의 유저들은 64GB를 선택 한 후 고용량SSD로 교체하는 방식을 많이 사용합니다. 이게 가장 가성비가 좋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스팀덱에서 사용하는 SSD의 사이즈는 B2C로 잘 유통되지 않은 2230사이즈 사용하는데 256GB가 3만원대, 1TB가 10만원 초반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러면 용량은 더 크면서 가격은 30만원 저렴한 스팀덱을 만들 수 있습니다!

64GB 개조 : 589,000 + 100,000 = 689,000원
512GB 정품 : 989,000원

이제 512GB와 가장 차이점은 눈부심 방지 스크린인데 이 부분은 저반사 필름을 붙이면 차이가 없습니다.

또 512GB모델에만 들어가는 전용 키보드 스킨이 있는데 너무 이쁘게 나왔어요.

512GB 전용 키보드 스킨


그럼 저는 어떤걸로 예약했을까요? 머리로는 64GB가 가성비 좋은건 알지만 일단 뚜껑 따는게 귀찮고 게다가 뚜껑 따는 순간 AS 날라갑니다. 원래 스마트폰, 태블릿 사용할 때도 액정보호필름 같은건 붙이지 않습니다. 눈이 예민해서 빛반사가 없는 512GB를 선택했습니다.


12월 초부터 순차적으로 예약했던 사람들에게 결제하라고 메일이 왔습니다. 4개월동안 오래 기다렸고 12/17 정식 발매니까 결제하라고요. 3일안에 결제 하지 않으면 예약은 자동 취소 된다는 협박성 이야기도 함께 왔습니다. 4개월동안 스팀덱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서 이걸 구매해 말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디씨인사이드 스팀덱 갤러리에 들어가서 어떤점이 좋은지 이걸로 뭘 할 수 있는지 제 자신에게 암시를 걸었습니다. 그랬더니 없어졌던 뽐뿌가 다시 생기더라고요.

결국 결제를 진행했습니다. 마침 '신한카드X토스' 콜라보 행사도 있어서 2만원 결제 할인과 5000원 토스포인트도 챙겼네요. 하하;; 이제 스팀덱을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결제를 하고 며칠 지났을 까요. 갑자기 예정에도 없던 '스팀덱 도킹 스테이션'도 예약을 받더라고요. 이것도 알리에서 가성비 독을 살꺼냐 정품을 살꺼냐...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왕 사는거 너네가 제공하는 제품 다 사줄께 라는 마음으로 무지성으로 정품독을 샀습니다. 참고로 서드파티 제품은 정품독의 절반 가격에 살 수 있습니다.

스팀덱 도킹 스테이션

응? 근데 약간 논리적으로 안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스팀덱은 휴대용으로 들고 다닐려고 사는건데 왜 티비랑 연결하려고 하는거지? 게다가 닌텐도 스위치처럼 독에 끼운다고 성능향상도 없는데 말이죠. 게다가 집에는 고성능 게이밍 PC도 있습니다.
그냥 무지성으로 샀습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512GB를 사지 않아겠죠;;;

스팀덱 도킹 스테이션 사양

정품독을 사고나서 제품 사양을 보았는데 웃긴건 4K 해상도를 지원한다는것입니다. 스팀덱 게임 돌아가는 해상도 자체가 800p 정도인데 4K해상도는 왜 지원하는걸까요?

이해가 가진 않지면 정품독이 필요한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봤습니다.

1. 정품 갬성이 필요하다 (스팀 로고)
바로 저 인데요. 로고값 때문에 샀습니다. ㅠㅠ

2.독 연결해서 게임도 할거다 (DP 1.4로 프리싱크 지원)
와이프랑 원숭이섬의비밀1을 할껀데 작은 화면으론 같이 할 수 없으니 티비에 연결해서 하려고요.

3. 독 연결해서 4K 120HZ 이상 모니터를 쓸거다 (DP 1.4로 4K 120HZ 지원)
티비가 4K 60Hz니까 저에겐 필요 없는 오버스펙입니다.

4.돈이 많다 (정품값도 준창렬인데 애플급 환율 적용으로 씹창렬)
돈이 많지고 않은데 그냥 사는김에 같이 샀습니다. 그래야 후회가 없을것 같아서요.


스팀덱의 악세사리 구매 욕구가 생겼습니다. 밀착 케이스, 액정보호필름 이런게 아니고 '스틱갈림방지'입니다. 제가 스팀덱을 구입하기 이전에 닌텐도 스위치 라이트를 3년간 사용했는데요. 사용하지 않을때 하드케이스 가방에 보관했는데 아직까지 액정이나 본체에 기스간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밀착케이스, 보호 필름은 악세사리 구매에서 제외입니다.

스틱갈림방지가 무엇이냐면....혹시 집에 엑박이나 스위치가 있으시면 패드에 아날로그 스틱이 있잖아요. 그 스틱 하단에 본체와 맞 닿는 부분에 보면 흰색 가루 같은게 붙어 있을겁니다. 이게 게임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힘이 과하게 들어가서 스틱이 갈린건데요. 이 부분에 고무링을 붙여서 갈림을 방지하자는 것입니다. 갈려서 가루가 생기고 그 가루가 조작부에 영향을 끼칠수 있고 영향이 없더라도 계속 갈리다 보면 언젠간 스틱이 부러질수 있습니다. 그걸 방지하는 악세서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날로그 스틱 보호를 위한 보호링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1000원인데...배송료는 3000원이라서 배꼽이 다 큰 상황입니다. 저는 그런꼴을 못 보기 때문에...3개 샀네요 ㅡ.ㅡ

배송비가 비싸 제품 가격을 맞췄다!? 응?

남는건 엑박, 스위치 패드에 붙여줘야겠습니다.



스팀덱을 구매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누우서 게임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필자는 몸이 무거워서 회사에서 일하는거, 피씨겜을 제외하곤 대부분 누워서 생활합니다. 티비볼땐 쇼파에 누워서 핸드폰 게임할땐 침대에 누워서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스팀덱에 비해 워낙 가벼우니 어떤 자세로 눕든 게임을 즐기기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만, 스팀덱은 1근(690g정도)이 넘는 무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도구들이 필요합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비개를 이빠이 숨들어 있는걸로 목과 어깨를 잡아주고 스팀덱을 양손으로 파지하는것입니다. 만약 손이 아프다면 배에 쿠션같은걸로 보조해주면 더욱 완벽할것 같아요.

가장 안정적인 게이밍 자세


12월 17일부터 배송시작입니다. 16일 저녁부터 송장이 뜬 사람들이 생겨서 17일에 배송을 받은 사람들이 몇몇 생겼습니다. 송장확인은 cj대한통운앱에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내 송장이 뜨지 않았습니다. 송장 뜰때까지 계속 리로드하는데 이것도 은근 재미있습니다.

리로드가 재밌다

토요일은 오전까지, 일요일은 23시부터 송장 등록이 시작된다고 하니...나머지 시간은 아바타 같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잠시 잊어야 겠어요. ㅠㅠ

혹시나 송장없이 배달된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토요일 아침부터 CCTV모니터링을 계속 했지만 배달된것은 없었습니다. 무엇을 이토록 간절히 기다린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배송을 기다리는것이 너무 지치네요. 사용기를 쓰고 싶은데 배송을 해줘야 쓰지요 ㅠㅠ
기다리는동안의 감정 변화를 간략히 적어봅니다.

17일전 : 생각 있으면 토요일에 받을수 있게 하겠지
17일 0시 : 몇몇 애들 송장 뜬거 보니 나도 곧 뜨겠네. cj풀필 믿어보자구
17일 12시 : 송장은 안떴지만 그래도 올거야
18일 : ㅅㅂ 좆도모 ㅅㅂㅅㅂ
18일 23시 : 월요일에 배송올거니까 0시에 등록되겠지?
19일 0시 : ㅅㅂ 떠 안뜨네 좆도모 ....축구나보자
19일 23시 : 뭔가 착오가 있었을꺼야....0시엔 등록되겠지?
20일 0시 : ㅅㅂ 좆도모 그래도 입력되는데 시간이 걸리는거니까 1시까지 기다려보자
20일 7시 : ㅅㅂ 좆도모 등록 안했네.....ㅅㅂㅅㅂ 키미오 코로사세루
21일 0시 : 꽝이네 하하하
21시 7시 : 꽝이네 하하하....스팀덱 주문은 자동차와 같은 시스템인가? 주문이 들어가면 생산된 물건 배송하는게 일반적인데 이건...주문이 들어갔을때 생산을 하는 느낌이다. 아니면 폰지사기던지...
21시 11시 : 배송관련 내용이 업데이트 됐다. 12/26부터 순차적으로 배송하여 연말에는 받을 수엤게 해준단다. 분명 17일부터 순차배송이라고 했는데 거짓말이 되어버렸다. 금요일 저녁부터 수요일 오늘 아침까지 전전긍긍했던 나는 뭘 했던것일까? 겨우 a4지 한장이면 내 분노가 수그러드는것인가....살다 살다 이런경우는 처음 당해봐서 너무나 당황스럽다. 뭐 어찌됐든 공지했으니 믿고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배송 업데이트 공지

코모도에 안 좋은 기사도 나고 환불하는 인원이 많이 생겨서 그런지 몰라도 갑자기 고객 챙기는 메일도 보내왔습니다. 내용은 당연한 내용인데...그래도 뭔가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 약속은 지키길 기도해야겠네요. 좀 잘해라 왕도마뱀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스팀덱 발송되었다는 메일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한 저녁 10시 정도 쯤 대한통운앱에 송장 예약이 뜨고 다음날 바로 배송이 된다고 떴습니다. 하루에 5000개 정도 배송 처리를 하는것으로 보아 CJ풀필먼트가 동작하는것을 알아 차릴수 있었습니다.

배송 메일이 먼저 오고 나서 대한통운앱에 떴다.

다음날 15시 정도에 배송이 완료 되어서 내 손안에 스팀덱이 들어왔습니다. 물론 같이 주문한 독도 같이 왔어요. 오자마자 바로 뜯었는데 엄청 차갑더라고요. 영하10도 추위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았니..스팀덱아..ㅠㅠ

왼쪽 박스가 독, 오른쪽 박스가 스팀덱

좀 따뜻하게 한 후에 전원을 켰습니다. 뭐 와이파이 잡고 OS업데이트하고 그러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로고만 표시되고 동작이 안되는것 같아서 좀 불안했는데 처음에 세팅하는 시간이 좀 오래걸리더라고요. 절대 그냥 전원 연결하고 1시간 정도는 이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많은 분들이 처음에 받고서 놀라셨어요.

처음 업데이트 오래걸림. 인내심 필요


스팀덱을 독에 연결하면...독 펌웨어 업데이트를 해야된다고 떠주는데 펌업을 해줍니다.ㅎㅎ

덱과 독 연결하면 펌업하라고 하는데 해주자


그리고 동작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첫게임 설치는 바로 '엘던 링'으로 정했습니다. 엘던링은 약 47GB로 용량이 좀 되는데요. 스팀덱이 WIFI5를 지원해서 그런지 초당 50MB/s 정도는 계속 무난하게 다운로드 받더라고요.(저희집은 500MBPS 입니다.) 한 10분? 15분 정도 기다리니까 다운로드가 완료되어서 바로 실행할 수 있었습니다. 엘던링은 스팀덱 완벽호환이라서 별도 세팅은 필요없이 실행이 가능합니다. 프로톤이라는 기술을 이용해서 윈도우 없이도 윈도우게임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게 들어가 있어서...아주 좋아요!

누워서 엘던링이라니!!!


하지만 엘던링 오픈월드로 나오자마자 FPS 수치가 뚝뚝 떨어지는게 영 맘에 들지 않더라고요. 게임하는데는 문제가 없는건 확실한데 25~35FPS를 왔다 갔다 합니다. 역시 스팀덱으로 AAA를 돌리는건 무리였을까요?

이렇게 된거 옵션 타협에 들아가봅니다. 저의 목표는 30FPS 고정입니다. 30FPS로 고정하는 이유는 FAN소리도 줄이고, 배터리 타임도 줄이면서 ...즉 전성비 좋게 할려고요. 기존 엑스박스 원 엑스도 4K 30FPS로 돌렸던 터라 30FPS에 그렇게 거부감이 없습니다.

지금부터 제 세팅값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스팀덱 성능 메뉴에서
- 게임별 프로필 사용 : ON
- 프레임 속도 제한 : 30
- 화면 새로고침 빈도 : 60
- 화면 찢김 허용 : OFF
- 절반 속도 음영 : OFF
- 열 설계 전력(TDP) 제한 : 10W
- GPU 클럭 수동 제어 : OFF
- 조정 필터 : 선형

게임 안 옵션에서는
- 스크린 모드 : 전체화면
- 화면해상도 : 1280x800
- 자동 묘사 설정 : ON
- 품질 설정 : 커스텀
- 상세 설정 : 상세설정 클릭
+ 텍스터 품질 : 높음
+ 앤티에일리어싱 품질 : 높음
+ SSAO : 중간
+ 피사계 심도 : OFF
+ 모션 블러 : 낮음
+ 그림자 품질 : 낮음
+ 라이팅 품질 : 중간
+ 이팩트 품질 : 중간
+ 볼류메트릭 품질 : 중간
+ 반사 표현 품질 : 낮음
+ 수면 품질 : 높음
+ 셰이더 품질 : 낮음
+ 글로벌 일루미네이션 품질 : 낮음
+ 풀의 품질 : 중간
이렇게 설정하고 플레이하면 굳이 해상도 낮추지 않아도 30프레임 방어가 가능했습니다. 실제 게임 동작을 확인해보시죠.


https://youtu.be/f9NtxGREbeg

제가 게임은 못하지만..^^;; 화산관에 갇혀서 며칠째 못 나오고 있습니다.ㅠㅠ 화산관이 화산으로 내부인데 부하가 좀 많이 걸리는 부분이지만 10W로 이 게임을 장시간 즐길 수 있습니다!!! 94%일 때 예상 시간을 보면 2시간 30분 정도 뜨네요. 두시간 동안 가지고 놀 수 있네요!!

게임내 옵션과 스팀덱 성능 기능을 이용하면 전성비에 맞게 설정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