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31. 20:23ㆍ주식 및 코인 투자
2025년 7월 31일, 한국과 미국 간 자동차 관세에 대한 협상이 타결되었다. 그간 교착 상태였던 무역 협상에서 한국산 완성차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 기존 한미 FTA에 따라 한국 자동차는 무관세 혜택을 받아왔으나, 이번 합의로 사실상 무관세 체제가 종료되었다.
당초 나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 측이 일본보다 불리한 20%이상 수준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적으로 15%에 합의된 것은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일본은 기존에 2.5% 관세를 부담하고 있었기에 실질 인상분은 12.5%인 반면, 한국은 한 번에 15%가 적용되며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협상 소식 직후, 현대차는 –4%대, 기아차는 –6%대의 주가 하락을 겪었다. 이는 투자자들이 수익 실현에 나선 것과 동시에, 향후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매도세가 겹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은 이번 협상을 한국 자동차 산업의 가격 경쟁력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인식한 셈이다.


이번 조치로 현대·기아차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추가 비용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미국에 이미 공장을 갖춘 상황이라 하더라도, 한국 본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수직계열화 구조 특성상 부품의 조달과 원가 구조에 큰 변화가 필요하다. 아직 부품에도 동일하게 15% 관세가 적용되는지는 미국 측 발표에서 명확히 언급되지 않았지만, 만약 포함된다면 단순 조립 이상의 구조적 전환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VE(Value Engineering, 가치공학)를 통해 비용 절감과 원가 혁신이 절실해졌으며,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만큼 프리미엄 세그먼트로의 집중 전략도 고려 대상이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 시장에서 ‘가성비’라는 무기를 상실한 한국차는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다행히 이번 발표 하루 전인 7월 30일에 보유하고 있던 현대차·기아차 주식을 모두 매도하여 직접적인 타격은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은 단순한 투자 자산을 넘어 국가 제조업 경쟁력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전개가 걱정된다.
다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베트남이나 중국 등 글로벌 생산기지의 관세가 상대적으로 더 높아질 경우, 일부 공장이 한국으로 리쇼어링(생산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두고 있는 일부 생산라인이 한국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한국의 상대적 관세 메리트가 커진다면 충분히 시나리오상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은 동남아 대비 임금이 월등히 높아, 관세 인하 이상의 인센티브가 없다면 제조업 리턴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는 당분간 관세 리스크에 따른 하방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미국 내 생산설비가 완공되고 본격 가동되기 직전, 예컨대 공장 완공 3개월 전쯤이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금은 관망이 필요한 시점이라 본다.
한편, 이번 협상에서 한국은 민감한 농업 분야 개방 없이 관세 수준을 조율해낸 반면, 반도체, 제약 등 주요 수출품은 ‘최혜국 대우(MFN)’를 유지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5% 관세로 협상을 마무리 지은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20~25%)를 피했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수 있다.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에서의 점유율이 흔들리는 것은 곧 세계 시장 전체에 미치는 여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한미 양국의 통상정책 변화와 산업 전략 조율을 지켜보며, 국가 경쟁력 회복을 위한 기업과 정부의 공동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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